장민영 행장 ‘코드 인사’ 밀어붙이기 역풍에 ‘ESG 경영’ 구호 무색

14일 공정뉴스 보도에 따르면, IBK기업은행은 최근 차기 수석부행장 임명을 위해 소집하려던 이사회가 전격 무산됐다. 지난달 20일 임기가 만료된 김형일 전 수석부행장의 후임자를 인선하려 했으나, 경영진이 내세운 후보군에 대해 이사회 내부에서 심각한 이견을 보인 것이 결정적 원인이었다.
통상 수석부행장 인선은 행장의 제청과 금융위원장의 승인을 거쳐 임기 만료 1~2주 전에 마무리되는 것이 관례다. 그러나 한 달 가까이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권력 공백’이 이어지는 것을 두고, 은행 안팎에서는 장 행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번 인사 파행의 핵심은 장민영 행장이 특정 인사를 고집하면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거론되는 유력 후보군(조봉현, 유일광 등) 중 일부가 장 행장과 학연으로 얽힌 ‘고려대 라인’이거나, 장 행장의 경영 철학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할 인물이라는 점이 내부 반발의 도화선이 됐다.
금융권 관계자는 “수석부행장은 명실상부한 은행의 2인자이자 차기 행장으로 가는 직행 코스”라며 “장 행장이 자신과 호흡이 맞는 특정 인사를 심어 퇴임 이후까지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대물림 포석’ 의혹이 짙다”고 귀띔했다. 특히 대관 능력이 검증되고 내부 신망이 두터운 인사들이 후보군에서 배제되거나 견제 받는 상황이 알려지며 조직 내 냉소주의가 확산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그간 중소기업 지원과 더불어 ‘투명한 지배구조’를 필두로 한 ESG 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내걸어 왔다. 하지만 이번 사태는 국책은행으로서 지켜야 할 공정성과 독립성이 행장의 개인적 이해관계에 의해 훼손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남게 됐다.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국책은행은 정부와의 소통은 물론, 수조 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공적 기관으로서 고도의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현 경영진이 인사권을 전횡하며 이사회와 대립하는 모습은 지배구조(G) 측면에서 심각한 결함”이라고 지적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기업은행 측은 진화에 나섰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이사회가 무산된 것이 아니라 제반 여건을 고려해 일정이 연기된 것일 뿐”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이사회를 개최해 인선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사회가 열리더라도 ‘코드 인사’ 논란이 해소되지 않는 한 노조의 강력한 투쟁과 내부 구성원들의 반발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금융당국 역시 국책은행 인사 잡음이 금융권 전체의 리스크로 번지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어 향후 금융위원장의 승인 여부가 이번 사태의 최종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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